모둠 편성, 실력 고르게 나누는 스네이크 방식
2026년 10월 27일 · 제비 편집팀
모둠 활동은 아이들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지만, 모둠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친한 친구끼리 모이게 하면 활동보다 수다가 많아지고, 무작위로만 나누면 어떤 모둠은 잘하는 아이들만 모여 금방 끝내고 어떤 모둠은 아무것도 못 한 채 시간을 보냅니다. 모둠 사이의 차이가 크면 결과 발표나 모둠 대항 활동에서 불만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많이 쓰는 방법이 스네이크 방식입니다.
스네이크 방식이란
스네이크 방식은 프로 스포츠의 신인 선수 지명에서 이름을 빌려 온 방법입니다. 먼저 아이들을 실력이나 성취 수준 순서로 줄 세운 다음, 1모둠부터 차례로 한 명씩 배정합니다. 네 모둠이라면 1등은 1모둠, 2등은 2모둠, 3등은 3모둠, 4등은 4모둠에 들어갑니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순서대로 나누기와 같습니다. 차이는 다음 줄부터입니다. 5등은 다시 1모둠이 아니라 4모둠으로 가고, 6등은 3모둠, 7등은 2모둠, 8등은 1모둠으로 갑니다. 그다음 줄은 다시 1모둠부터 시작합니다. 배정 순서가 뱀이 지나간 자국처럼 지그재그로 오가기 때문에 스네이크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하면 1모둠은 첫 줄에서 가장 잘하는 아이를 데려가는 대신 둘째 줄에서는 가장 뒤 순번의 아이를 데려가게 됩니다. 매번 같은 방향으로만 배정하면 1모둠이 줄마다 가장 앞 순번을 가져가 모둠 사이의 차이가 쌓이는데, 방향을 번갈아 바꾸면 그 차이가 서로 상쇄됩니다. 각 모둠의 순번 합을 계산해 보면 거의 같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준은 몇 단계면 충분하다
스네이크 방식을 쓰려고 아이들을 1등부터 30등까지 정확히 줄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기도 어렵고, 아이들에게 알려져서도 안 되는 정보입니다. 실제로는 상, 중, 하 세 단계나 1부터 3까지의 숫자 정도로만 나눠도 충분합니다. 같은 수준 안에서는 순서를 무작위로 섞고, 수준이 높은 쪽부터 스네이크 순서로 배정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모둠마다 상, 중, 하 수준의 아이가 고르게 섞이면서도 같은 수준 안에서 누가 어느 모둠에 갈지는 무작위로 정해집니다.
이 수준 정보는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게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면으로 모둠을 나눌 때도 수준 숫자가 결과에 드러나지 않도록 설정하고, 아이들 앞에서는 “모둠이 고르게 섞이도록 나눴어요” 정도로만 설명하면 됩니다.
성별도 함께 섞으려면
모둠마다 남녀 비율을 맞추고 싶을 때도 같은 원리를 씁니다. 남학생과 여학생을 따로 줄 세운 다음 각각 스네이크 방식으로 모둠에 배정하면, 모둠마다 남녀가 고르게 들어갑니다. 수준과 성별을 동시에 맞추고 싶다면 성별로 먼저 나누고, 각 성별 안에서 수준 순서대로 스네이크 배정을 하면 됩니다. 인원이 딱 나누어떨어지지 않으면 어떤 모둠은 남학생이 한 명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때는 다른 성별의 남는 인원을 반대쪽 모둠에 넣어 전체 인원을 맞추면 됩니다.
모둠 편성은 이름 뒤에 성별과 수준을 적으면 이 과정을 자동으로 해 줍니다. 모둠 수나 모둠당 인원을 정하고 나누기를 누르면 성별과 수준이 고르게 섞인 모둠이 나오고, 같은 모둠이 되면 안 되는 아이들을 조건으로 넣을 수도 있습니다.
모둠 인원은 몇 명이 좋을까
모둠 인원은 활동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교실에서 네 명을 기본으로 씁니다. 네 명이면 둘씩 짝 활동으로 나누기도 쉽고, 한 명이 결석해도 세 명으로 활동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다섯 명이 넘으면 한두 명이 활동에서 빠져 구경만 하는 일이 생기기 쉽고, 세 명 이하면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기 어렵습니다. 토론처럼 말하는 활동이 중심이라면 네 명, 만들기처럼 손이 많이 필요한 활동이라면 다섯 명도 괜찮습니다.
반 인원이 모둠 인원으로 나누어떨어지지 않을 때는 몇 모둠의 인원을 한 명씩 늘리거나 줄이면 됩니다. 스물아홉 명을 네 명씩 나누면 네 명 모둠 다섯 개와 세 명 모둠 세 개로 나누는 것이, 네 명 모둠 일곱 개에 한 명이 남는 것보다 낫습니다.
함께 두면 안 되는 아이들이 있을 때
수준과 성별만 맞춘다고 좋은 모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툼이 잦은 두 아이, 함께 있으면 장난이 끊이지 않는 두 아이가 같은 모둠에 들어가면 활동 시간이 통째로 흔들립니다. 반대로 서로 의지하는 아이가 꼭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어가 아직 서툰 다문화 학생이라면 통역을 도와줄 수 있는 친구와 같은 모둠에 두는 것이 배려입니다. 이런 조건은 스네이크 배정을 마친 뒤 손으로 고치기보다, 처음부터 조건으로 넣고 나누는 편이 균형이 덜 흐트러집니다. 같은 모둠이 되면 안 되는 아이들을 지정해 두면 도구가 조건을 만족하는 배정 안에서 다시 고르게 섞어 줍니다.
결석이 잦은 아이도 미리 고려해 둘 만합니다. 한 모둠에 결석이 잦은 아이가 둘 이상 몰리면 그 모둠은 활동 날마다 인원이 부족해집니다. 이런 아이들을 서로 다른 모둠으로 흩어 두면 모둠마다 부담이 고르게 나뉩니다.
모둠 안의 역할 나누기
모둠을 나눴다면 모둠 안에서 역할을 정해 주는 것이 활동을 매끄럽게 만듭니다. 이끔이, 기록이, 발표이, 칭찬이처럼 역할을 나누면 한 아이가 모든 일을 떠맡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이가 생기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역할은 무작위로 정하고 활동마다 돌아가게 하면 모든 아이가 여러 역할을 경험합니다. 역할이 반 전체의 일이라면 1인 1역 정하기가, 모둠 안의 역할이라면 모둠 결과 아래에서 역할을 바로 뽑는 기능이 편합니다.
모둠은 언제 바꿀까
모둠도 자리처럼 일정한 주기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한 학기 내내 같은 모둠으로 지내면 모둠 안의 관계가 굳어지고, 잘 맞지 않는 모둠은 계속 어려움을 겪습니다. 단원이 바뀔 때나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둠을 다시 편성하면 아이들이 다양한 친구와 협력해 볼 수 있습니다. 모둠을 다시 짤 때는 지난 모둠과 너무 비슷해지지 않도록 결과를 한 번 살펴보고, 필요하면 다시 나누기를 누르면 됩니다.
스포츠 팀 나누기에도
스네이크 방식은 교실 밖에서도 쓸모가 많습니다. 체육 시간 피구 팀이나 동네 풋살 팀을 나눌 때, 주장 두 명이 번갈아 한 명씩 데려가는 방식은 사실 스네이크 방식의 변형입니다. 다만 주장이 직접 고르면 마지막까지 남는 아이가 상처를 받기 쉽습니다. 실력 점수를 미리 적어 두고 팀 나누기나 풋살 팀 나누기로 자동으로 나누면, 누가 마지막에 뽑혔는지 아무도 알 수 없어 훨씬 편안합니다. 공정함을 지키면서 아무도 상처받지 않게 나누는 것, 그것이 좋은 모둠 편성의 목표입니다.
열두 명을 세 모둠으로 나눠 보면
스네이크 방식이 얼마나 고르게 나누는지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열두 명을 수준 순서로 1번부터 12번까지 세우고 세 모둠으로 나눕니다. 순서대로 나누기는 1, 2, 3번을 1, 2, 3모둠에 넣고 다음 줄도 4, 5, 6번을 같은 방향으로 넣는 방식입니다. 스네이크 방식은 둘째 줄에서 방향을 바꿔 4번을 3모둠, 5번을 2모둠, 6번을 1모둠에 넣습니다.
| 방식 | 1모둠 | 2모둠 | 3모둠 | 순번 합 |
|---|---|---|---|---|
| 순서대로 | 1, 4, 7, 10 | 2, 5, 8, 11 | 3, 6, 9, 12 | 22 / 26 / 30 |
| 스네이크 | 1, 6, 7, 12 | 2, 5, 8, 11 | 3, 4, 9, 10 | 26 / 26 / 26 |
순번 합은 숫자가 작을수록 잘하는 아이가 많다는 뜻입니다. 순서대로 나누면 1모둠의 합이 22, 3모둠이 30으로 차이가 8이나 나지만, 스네이크 방식에서는 세 모둠 모두 26으로 똑같아집니다. 줄 수가 짝수일 때는 이렇게 완전히 같아지고, 홀수일 때도 차이가 한 줄 분량 이하로 줄어듭니다. 인원이 많아질수록 이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지기 때문에, 서른 명 넘는 반에서 모둠 대항 활동을 한다면 스네이크 방식의 효과가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다른 나누기 방식과 비교하면
모둠이나 팀을 나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상황에 따라 맞는 방법이 다릅니다. 가장 흔한 네 가지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방식 | 균형 | 공정해 보임 | 상처 위험 | 준비 |
|---|---|---|---|---|
| 완전 무작위 | 운에 따라 다름 | 높음 | 낮음 | 없음 |
| 주장이 번갈아 고르기 | 보통 | 보통 | 높음 | 없음 |
| 선생님이 직접 배정 | 높음 | 낮음 | 보통 | 많음 |
| 수준 표시 후 스네이크 | 높음 | 높음 | 낮음 | 약간 |
완전 무작위는 준비가 필요 없고 공정해 보이지만, 운이 나쁘면 한 모둠에 잘하는 아이들이 몰립니다. 놀이처럼 결과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활동에는 충분합니다. 주장이 번갈아 고르는 방식은 운동장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마지막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는 아이에게는 꽤 아픈 경험이 됩니다. 선생님이 직접 배정하면 균형은 가장 좋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편애를 의심합니다. 수준만 미리 표시해 두고 스네이크 방식으로 자동 배정하면 균형과 공정함을 모두 챙길 수 있어서, 결과가 중요한 모둠 활동에는 이 방식이 가장 무난합니다.
협동이 잘 되는 모둠의 조건
고르게 나눈 모둠이 늘 잘 굴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협동학습 연구에서 자주 강조하는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모둠원 모두가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자료를 나누어 주어 각자 가진 정보를 합쳐야만 문제를 풀 수 있게 하거나, 모둠 점수를 모둠원 개인 점수의 평균으로 매기면 잘하는 아이가 혼자 다 해 버리는 일이 줄어듭니다. 다른 하나는 개인의 몫이 드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모둠 발표 때 누가 발표할지 그 자리에서 무작위로 뽑으면 모든 모둠원이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하므로 무임승차가 줄어듭니다.
모둠 활동이 끝난 뒤 짧게 돌아보는 시간을 두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 모둠이 잘한 점과 다음에 고칠 점을 한 가지씩 적게 하면, 모둠이 바뀌어도 아이들이 협력하는 방법을 조금씩 익혀 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수준을 어떻게 정해야 하나요?
최근 평가 결과나 활동 관찰을 바탕으로 상, 중, 하 세 단계 정도로만 나누면 충분합니다. 정확한 등수가 필요하지 않고, 같은 단계 안에서는 무작위로 섞이므로 작은 차이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수준 정보가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나요?
제비의 모둠 편성 도구는 이름 뒤에 적은 수준 숫자를 결과 화면에 표시하지 않습니다. 화면을 교실 TV에 띄워도 아이들에게는 이름만 보입니다.
스네이크 방식으로 나누면 매번 같은 모둠이 나오지 않나요?
같은 수준 안에서는 순서를 무작위로 섞기 때문에 나눌 때마다 결과가 달라집니다. 수준이 같은 아이들끼리 자리를 바꾸는 셈이라 균형은 유지되면서 모둠 구성은 매번 새로워집니다.
팀이 두 개뿐일 때도 효과가 있나요?
두 팀일 때가 오히려 효과가 가장 잘 보입니다. 1번은 A팀, 2번과 3번은 B팀, 4번과 5번은 A팀으로 가는 식으로 번갈아 두 명씩 가져가면 두 팀의 순번 합이 거의 같아집니다.